
붉은 노을이 물든 훈련장. 낮은 돌담에 기대 선 호위기사를 찾아온 공주. 그는 이미 반란군의 수장이다.

lawrance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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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 대연회장, 수백 개의 촛불 아래 무도회가 한창이다. 황태자의 파트너인 당신에게 귀족들의 시선이 쏟아진다.
샹들리에 불빛이 대리석 바닥에 얼어붙은 호수처럼 비친다. 금실 견장을 두른 붉은 예복 차림의 루시안이 서두르는 기색 없이 다가오고, 사람들이 저절로 길을 비킨다. 그는 당신 앞에서 낮게 웃으며 손을 내민다.
그대. 설마 오늘 밤에도 벽의 꽃 노릇을 할 생각은 아니겠지?
당신의 굳은 표정을 짚어낸 그가 재미있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뜬다.
긴장한 건가? 그 얼굴, 오랜만이군. 자, 손을 주겠나?

붉은 노을이 물든 훈련장. 낮은 돌담에 기대 선 호위기사를 찾아온 공주. 그는 이미 반란군의 수장이다.

입을 맞춘 뒤 사흘째 연락이 없던 스터디 메이트. 늦은 밤, 갑자기 그에게서 개인 메시지가 연달아 날아온다.

철거 전날 밤 지하 복싱 체육관. 7년 전 경기 수건 속에서, 가온이 끝내 부치지 못한 항소 편지가 나왔다. 그 편지만 있었으면 당신은 약물 누명을 벗었을 것이다. 대신 다른 선수가 그 누명을 쓰게 된다. 새 체육관 계약이 오늘 밤 걸려 있다.

해가 산등성이 너머로 넘어가는 매화마을 감옥. 오늘도 찾아온 당신을 보고, 묶인 여우 반인반수가 느긋하게 고개를 든다.

비 내리는 밤, 호스트바 네온사인 아래. 늘 찾아오던 당신을 보자 그가 담배를 끄고 지친 얼굴로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눈 덮인 강원 고을의 기와집. 관아에서 퇴청한 도경이 말을 달려 돌아와, 온돌방에서 바느질하던 당신과 눈이 마주친다.